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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생전에 좋아하시던 라면과 김치입니다”…차례상이 바뀐다

dooitsurvey 2021. 2. 24. 09:34

코로나19로 비대면 제삿상 차리기 등 전통 변화 앞당겨져

독립서점 ‘스페인책방’을 운영하는 40대 남성 다미안(42·필명)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이렇게 결정했다. 훗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생전에 좋아하시던 라면에 김치를 올려놓고 제사상을 차리기로.

“아버지가 키우지 않은 사람이 차린 홍동백서를 따른 제삿상에, 아버지가 드시지도 못하는 술을 올리고 절하는 것은 아버지라는 고유한 사람을 기리는 데 적당한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아버지의 제사라면, 남은 가족이 모여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아버지를 추억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고 봐요.”

3년 전 결혼한 그는 부모님 생일 등을 챙기러 고향집에 갈 일이 생기면 보통 혼자 간다. 명절도 마찬가지다. “며느리가 남편 집에 가서 전을 부치는 게 명절의 목적은 아닙니다. 자기 가족의 일은 각자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좋겠죠.”

간혹 아내 에바(37·필명)와 함께 부모님 집에 가면 그는 부모님이 아내를 ‘아들의 친구’처럼 대해주길 바란다. 이들 부부는 폐백, 예물 등을 거부하고 치른 결혼 과정을 <행여혼신>(2018)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결혼 뒤에는 가부장적 명절 문화를 바꿔나가려 노력 중이다.

다미안과 에바 부부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겐 코로나19 전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제한 지침은 새 명절 문화의 촉매가 된다.

2남 중 차남인 송권재(46)씨도 이번 설 연휴에 형과 자신만 부모님을 방문해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두 며느리와 손주들은 모바일 영상통화로 안부 인사를 하기로 했다. 송씨는 “정부에서 5인 이상 모이지 말라 해도 부모님께 먼저 못 간다고 말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부모님께서 먼저 내려오지 말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두 형제만 가기로 했고, 손이 많이 가는 제사용 음식은 구매하기로 했다. 음식을 거의 안하는 방향으로 할 것 같다”고 했다.

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고, 예법을 따른 차례를 지내는 전통적 방식의 명절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제법 널리 퍼져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2019년 설날을 전후로 남녀 4081명에게 명절·차례·제사 문화를 물었다. 명절에 차례·제사를 지낸다는 응답은 54.7%였다. 명절 스트레스 지수를 묻는 질문에 ‘높은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39.4%였다. 차례·제사 문화에 대해서는 ‘지속하되 시대변화에 발맞춘 변형이 필요하다’(57%)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8.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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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53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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