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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I’m Not lovin’ it?’ 맥도날드, 매출 늘어도 웃을 수 없는 이유 본문
햄버거병·위생 불량 이어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떨어진 호감도, 경쟁사 선전 등 위협 요인
[일요신문] 맥도날드는 다시 국내에서 웃을 수 있을까. 체질개선에 나선 한국맥도날드의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한국맥도날드는 각종 논란을 몰고 다니면서 브랜드 경쟁력에 흠집이 났다. 논란의 성격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브랜드 선호도가 여전히 경쟁 업체를 밑돌고 있는 사이 경쟁 업체는 급격하게 사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은 한국맥도날드 본사가 입주한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 측에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했다. 이날 노조는 한국맥도날드가 코로나19 확산기인 2월부터 현재까지 매장 직원을 반으로 줄여 1인당 업무 강도가 심해졌으며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단축 근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의 직원 수는 최근 3년간 26% 감소했다. 지난 3월 2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7년 2월 1672명에서 올해 2월 1229명으로 3년 새 443명 줄었다. 이는 2018년 맥도날드가 10년간 약 3.7%씩 신규 채용 인원을 늘렸다고 밝힌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시간제 근로자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 수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르바이트 노조의 주장이다.
직원 수는 줄었지만 매출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서 6월 10일 한국맥도날드는 1~4월 누적 매출이 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조주연 대표 후임으로 선임된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맥딜리버리 등의 비대면 플랫폼 구축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전략적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확대해왔다. 맥도날드는 현재 전국 매장의 60%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드라이브 스루 이용 차량이 100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3월 맥도날드 전체 매출 중 드라이브 스루와 맥딜리버리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3월 드라이브 스루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또 2015년부터 매장 결제 시스템을 키오스크로 전환한 후 현재 90% 이상의 매장에 도입됐다.
올해 매출 상승세로 웃지만 한국맥도날드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15년 한국맥도날드는 131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햄버거병 논란까지 불거졌다. 2016년 한 여성은 당시 네 살이던 아이가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를 먹고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며 이듬해 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개 업체 24개 제품과 편의점 5개 업체 14개 제품을 수거해 위생실태를 긴급 점검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38개 중 37개 제품에서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을 포함한 위해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제품만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100/g 이하)보다 3배 이상 초과 검출돼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2017년 한국맥도날드의 매출이 전년보다 20~3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햄버거병 논란이 3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당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맥도날드가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재수사에 돌입한다고 하자 그제야 피해자와 합의에 나선 것이다.
합의한 날 바로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병으로 불거진 주방 위생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전국 매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며칠 뒤에는 원재료 관리와 조리과정을 보여주고자 주방 공개 행사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주방 공개 행사 이틀 만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놓은 전국 5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147곳의 위생 상태를 점검한 결과에서 다시 한 번 망신을 당했다. 19곳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는데 맥도날드 매장이 7곳으로 가장 많았다. 맥도날드는 식약처의 조사 대상 중 자사의 점포가 45곳으로 가장 많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롯데리아 역시 40곳이 조사 대상에 올랐음에도 1곳만 적발됐다.
떨어지는 매출과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맥도날드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8년 주요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제품은 최대 20%가량 인상됐다. 27개 제품의 평균 인상률은 약 4%에 달했다. 또 일부 햄버거의 빵을 저가형으로 교체했다. 올해 1월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36% 올렸다. 버거류 4종, 아침 메뉴 2종, 사이드 1종, 음료 1종 등 총 8종 메뉴가 가격이 인상됐다. 치즈버거와 빅맥 세트가 200원 오르고 나머지 제품은 100~300원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18년 당시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가격 인하를 꾀할 수 있음에도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놓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제반 비용 상승을 감안해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며 “부득이 조정이 필요한 제품에 한해 인상 폭을 최소화해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위생 논란 등을 거치면서 한국맥도날드의 소비자 호감도는 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패스트푸드 업계 소비자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맥도날드는 롯데리아, 맘스터치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두잇서베이가 버거 프랜차이즈에 대해 설문한 결과 맥도날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했다. 맘스터치, 롯데리아, 버거킹이 순서대로 1~3위로 뽑혔다.
치열한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맥도날드의 일반 매장은 2015년 약 430개에서 지난해 말 410개로 줄었다. 맥도날드는 외식업계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 악화와 임대료를 폐점의 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같은 기간 경쟁 업체들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2012년 288개 불과했던 맘스터치 매장 수는 2019년 9월 기준 1226개로 늘었다. 2014년만 해도 800억 원에도 못 미쳤던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 2019년 2877억 원을 기록했다. 버거킹은 2016년 266개에서 올해 391개로 매장 수가 늘었다. 2019년 매출은 5028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2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81억 원으로 집계됐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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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7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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