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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잊혀진 이름, 잊지 못할 이름

dooitsurvey 2020. 6. 18. 11:55

이름 석 자 남기고 갈 인생. 우리는 아등바등댄다.

많이 가진 자는 많아서, 없는 자는 부족해 속을 태운다.

물질적 궁핍은 채우면 되지만 심적 공허함은 채울 길이 없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면 아버지의 가슴 한켠은 아려온다.

70년 전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형님의 이름 석 자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유해는 고사하고 어느 전투에서 전사했는지조차 단서가 없다.

군인 신분이었던 큰아버지는 한국 전쟁 이틀 전 휴가를 나왔다. 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25일 부대로 복귀했고 그날 전사했다.

당시 큰아버지의 나이 19세. 7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어도 아버지는 형님의 마지막 모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해냈다.

아버지에게 형님은 평생 아물지 않은 상처다.

한 숨 섞인 말로 아버지는 푸념처럼 말하셨다.“나라를 구하겠다고 19살 청년이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었는데 어디서 전사했는지도 모르고 유해도 못찾았는데 세상에 이런 죽음이 어디있느냐”고.

내친김에 며칠 전 큰아버지의 흔적 찾기에 나섰다. 아버지의 제적등본을 근거로 보훈지청을 통해 큰아버지의 군번을 찾아냈고, 국립현충원에 위패가 있음을 알았다. 70년 전 떠난 형님의 위패라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아버지는 요즘 밤잠을 설치신다.

꿈많던 청년이었던 큰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킨 이 나라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삶을 이어간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국민의 절반 이상은 다시 태어나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몇 년 전 모바일 설문조사 전문기관 두잇서베이가 인터넷과 모바일 앱 사용자 5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9%는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여자가 60.5%로 남자(49.3%)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0.2%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태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과도한 경쟁(61.1%)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치열한 입시(46.1%) △스펙 쌓기(41.4%) △허례의식(36%) △비싼 집값(34.2%)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암울한 현실을 묻는 질문에 53.8%가 정치를 꼽았다.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70.5%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0.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우리 사회에 대한 만족도는 45.2점(100점 만점)으로 절반에 미달했다. 직업별로 보면 무직이 42.1점으로 가장 낮았고, 중·고등학생이 47.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대학생은 45점, 주부는 44.7점, 직장인은 45.1점으로 사회에 대한 만족도를 낮게 평가했다.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청년들은 이민을 꿈꾼다.

결혼도, 직장도, 자녀도 모두 포기한 청년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올해 성인남녀 4229명을 대상으로 `해외 이민'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60.2%가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66%로 이민 의향이 가장 높았고, 40대(62.8%), 20대(56.4%) 순이었다. 이민을 떠나고 싶은 이유로 `삶의 여유가 없어서'(43.3%)가 1위였다.

70년 전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큰아버지가 지킨 이 나라를 등지고 싶어하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국회는 오늘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혀를 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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