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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無人유통 한국 몇시?③] 무인화 심화할수록 사람은 더욱 필요하다

dooitsurvey 2019. 6. 28. 14:49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무인화 기술은 종업원의 수고를 덜고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반면 인력의 가치를 낮추고 고객 편익의 형평성을 위협할 수 있다. 

키오스크 운영비용, 1대 당 사람 4명 수준…중장년층의 ‘기술 소외’ 우려도 

키오스크는 경제적 측면에서 사람보다 효율적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판매가는 1대당 200만~800만원 수준이며 렌탈 서비스로 이용할 경우 월 10만~4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주 소정근로 40시간, 유급 주휴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올해 최저월급 174만 5150원에 빗대면 키오스크 1대에 사람 4명 수준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키오스크가 사업자 비용절감에 적잖게 기여함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키오스크 제조사의 기술력이 발전하고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할수록 기기 보급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키오스크 가치가 상승할수록 인력의 필요성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기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요소다. 이에 대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는 최근 업계 노동조합의 입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는 지난 13일 개조된 뒤 새롭게 문을 연 서울 도봉구 소재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셀프 계산대 도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마트가 고객이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지 않고 밀어부침으로써 오히려 고객 편익을 줄이고 일자리를 없앤다고 주장한다. 이마트 창동점의 전체 계산대 18개 가운데 계산원이 투입되는 일반 계산대 2개를 제외한 16개 모두 셀프 계산대다. 통상 다른 이마트에서는 셀프 계산대 2~3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고객들은 이제 창동점에서 싫어도 셀프 계산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졌다”며 “사측의 이 같은 밀어붙이기 행보로 인해 1년 뒤 전국 이마트 계산원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기를 이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무인화 추세로부터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두잇서베이가 실시한 키오스크 이용관련 설문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응답자 377명 가운데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08명(55.4%) 정도로 집계됐다. 40대(69%), 30대(76.4%), 20대(81.4%) 등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무인화 서비스는 대세로 자리 잡은 한편 모든 소비자가 서비스 이용 요령을 숙지하지 못한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서비스 확산의 관건 가운데 하나가 이용자 수 증가지만 다양한 고객을 유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무인화는 사람을 돕기 위한 수단” 한 목소리 

유통업계는 무인화 서비스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낸다. 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일자리 소멸이나 인력 구조조정은 무인화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경우 셀프계산대를 일부 매장에 꾸준히 추가 도입해왔지만 이에 따라 일자리를 줄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셀프 계산대 최초 도입 후 3년이 지난 2011년에 5.9년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엔 8.2년으로 늘어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20~30대를 중심으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셀프계산대를 도입했다”며 “무인 계산대 확대가 인력 구조조정 및 인원감축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무인화를 현 수준에서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 같은 사회적 역할이나 시장 반응을 고려해 무인화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앞으로 셀프계산대를 더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내달부터 계산원을 비롯한 모든 무기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친노동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업체들은 무인화 서비스로부터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하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 제공함으로써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한다. 유튜브나 셀프 주유소 같이 당초 생경했던 콘텐츠가 중장년층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졌듯 무인화 서비스가 지속 제공될수록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업체들이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써붙인다고 해서 더 많은 고객들이 무인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무인화 서비스에 직원이 관여함으로써 이용법을 알고 있는 고객이 늘어나게 되듯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점포가 적극 도입되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서도 무인화 전략의 초점을 고객 편의 증대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기를 테스트 기간으로 삼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거나 개선점을 발굴해 보완하는 등 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현재 무인점포를 시장에 최적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며 “무인 편의점을 개발하는데 있어 가맹점의 추가 수익을 확보하고 고객 편익을 제고하는데 늘 방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업 환경을 감안할 때 무인화 추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유통업계의 고유 특성을 감안할 때 무인화는 기계 및 서비스와 인간 양측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각종 부정적 이슈에 대해서는 주체들 간 많은 토론이 이뤄져야겠지만 우리나라에는 현재 무인화가 확산될 모멘텀이 충분히 마련된 상태”라며 “인간적인 감성이 요구되는 유통가에서는 기계와 인간이 협조하는 방향으로 무인화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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