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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TAPAS]로봇청소기 17년의 진화…aka. 냥이 친구 본문
[헤럴드경제 TAPAS=민상식 기자] “로봇청소기 사야 할까요?”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스카페 수십 곳에는 매일 이런 고민 글이 올라온다. 옆 집이나 친구 집에서 사용하는 로봇청소기를 보고난 후 본인도 구매가 고민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가격대와 브랜드가 워낙 다양해 무엇을 사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고 했다.
현재 로봇청소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가정은 100명 중 7명꼴로 보급률은 높지 않지만,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은 많아졌다. 작년 11월 남녀 37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시장조사기관 두잇서베이)에서 6.7%(250명)가 가정에서 로봇청소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이용하고 싶은 청소기로는 18.7%(700명)가 로봇청소기를 택했다.
로봇청소기 구매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로봇청소기의 정확한 역할을 모른다. 혼수가전으로 마련해 몇번 사용하다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구형 로봇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지 못했다. 청소를 완벽하게 하기에는 그 능력이 부족하지만, 막상 없으면 아쉬운 존재. 바로 현재의 로봇청소기다.
- 2001년 탄생
최초의 로봇청소기는 2001년 스웨덴의 백색가전 제조회사 일렉트로룩스(Electrolux)가 출시한 트릴로바이트(Trilobite)다.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제품이었지만 흡인력이 약하고,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사각지대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0만원이 넘는 판매가격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 2002년 혁신
로봇청소기의 대중화 시대는 미국의 로봇업체 아이로봇(iRobot)이 열었다. 이 회사는 2002년 9월 기존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인 200달러에 가정용 로봇청소기 룸바(roomba)를 출시했고, 이후 5년간 250만대를 팔았다. 아이로봇의 글로벌 가정용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달하며, 미국 등에서 룸바는 로봇청소기의 고유명사로 쓰인다. 작년 9월 아이로봇의 통계에 따르면 한 대의 룸바가 일주일에 평균 5회 청소하며, 이를 통해 한 사람이 연간 평균 약 110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 2009년 성장
아이로봇의 성공을 본 글로벌 가전회사들이 하나 둘씩 앞다퉈 로봇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운전 기능과 인공지능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시작됐다.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은 2009년 5억600만달러(약 5340억원)까지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A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후 연평균 2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2016년에는 20억달러(2조1000억원)로 커졌다.
- 2014년 위기
다양한 브랜드의 로봇청소기가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독일 소비자 조사기관 슈티프퉁 바렌테스트(Stiftung Warenteset)의 2014년 설문조사(로봇청소기 구입자 1038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로봇청소기의 취약점으로 90%(복수응답)가 ‘집안 구석구석을 철저하게 청소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강점으로는 74%(복수응답)가 ‘부재 중일때도 스스로 알아서 청소한다’는 점을 꼽았다.
- 2018년 ?
요즘 가정에는 청소기가 두 대인 경우가 많다. 유선이나 무선 청소기를 기본으로 두고, 보조용으로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는 경우다. 주중에는 매일 아침 출근 때마다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켜놓고, 주말에는 유ㆍ무선 청소기로 직접 청소를 한다. 로봇청소기가 ‘세컨드 가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특히 개ㆍ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펫팸족(Pet+Family)에게 로봇청소기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반려동물의 친구로 활약하는 덕분이다.
실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로봇청소기를 고양이의 장난감으로 활용한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에서의 영어단어 ‘cat on robot vacuum’(로봇청소기 위 고양이) 검색량(4월 3일 기준)은 359만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의 검색량은 19만7000개에 달한다.
거실 바닥에 있는 로봇청소기가 최근에는 창문으로 올라타기도 한다. 창문 닦는 로봇청소기의 등장이다. 로봇청소기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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